왜 숟가락과 젓가락을 함께 사용할까?
우선 젓가락은 중국에서 발명되었는데, 과거 중국은 뜨거운 음식을 쉽게 요리하거나 집기 위해 대나무로 만든 집게 형태의 도구를 사용했습니다. 중국 송나라 때 식탁에 둘러앉아 음식을 나눠먹는 식사문화가 대중화되면서, 중국의 젓가락은 삼국 중 가장 긴 형태로 발전하게 되었습니다. 한편, 일본에서는 음식을 나눠 먹는 문화가 아닌 개인 접시에 담긴 음식을 먹는 문화가 있으므로 짧은 길이의 나무젓가락을 사용했습니다. 그리고 생선 음식을 자주 먹어 뼈를 발라내기 위해 끝이 뾰족한 젓가락을 사용했습니다. 한국은 밥과 국을 함께 먹는 문화를 가지고 있어, 자연스럽게 숟가락이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젓가락 끝이 평평한 이유는 제작 시 비용 절감을 위해 재료를 적게 쓰려는 이유와, 안정적으로 잡을 수 있게끔 일부러 납작하게 제작했다는 설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국은 쇠젓가락을 사용하는데, 그 이유는 백제 왕실에 음식에 탄 독을 감지하기 위해 은 젓가락을 사용하면서부터라고 추론하고 있습니다. 이후 부유층이 금속으로 된 젓가락을 사용했고, 평민들은 대리만족을 느끼기 위해 사용했습니다. 중국과 일본이 음식을 집을 때 흘리지 않기 위해 나무젓가락을 사용하는 반면, 한국은 고대 때부터 숟가락과 젓가락을 함께 쓰면서 수저라고 부르며, 이에 대한 단점을 보완했습니다.
17세기 전반에 밥그릇의 깊이가 깊고 그릇의 벽이 바로 선 백자 사발을 사용하면서부터 점차 술자루가 직선의 형태로 변했다고 고고학자 정의도가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 시기에 대동법이 전국적으로 실시되면서 곡물의 생산량이 많아져 민간에서도 곡물밥을 좀 더 넉넉하게 먹게 되었을 것이므로, 밥을 담는 사발이나 주발의 형태가 깊고 벽이 바로 서게 되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렇게 끼니로 먹는 곡물밥의 양이 많아져 숟가락의 술자루가 곧아지고 두께는 두꺼워지며 술잎은 버들잎 모양에서 원형에 가까운 형태로 변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책의 저자는 밥그릇이 바로 앞에 있는데 굳이 술자루가 휜 숟가락은 쓸 이유가 없고, 이러한 숟가락은 일상용품이 아닌 특수용도로 사용되었을 것이라고 추측했습니다.
왜 술잔을 돌릴까?
술잔 돌리기는 조선시대 때 왕이 신하에게 술을 내리면 한 번에 들이켜고 바로 잔을 올리는 데서 유래하였습니다. 선비들은 한 번에 술잔을 비우지 않으면 군자가 아니라고 생각하였습니다. 다른 사람들과 술을 마시다가 혼자 취하지 않았다면, 흉을 보일 정도로 한 번에 다 마시는, 이른바 원샷을 예의범절로 여겼습니다. 술잔이 특별하게 없던 백성들은 큰 표주박에 술을 가득 채워 서로 돌려 마시던 습관이 있었습니다.
누군가 맨 먼저 나에게 술잔을 내밀며 술을 권한다면 여러 사람 중에서 나에게 우선해서 베푸는 대접으로 받아들여집니다. 나도 그 술을 마시고 술잔 임자에게 술잔을 되돌리며 답례로 술을 권한다면, 서로간의 대접이 되므로, 술잔 돌리기 통해 끈끈한 인관관계를 형성합니다. 또한 술잔 돌리기가 여러 사람을 상대로 여러 번 거듭될수록, 서로 간의 대접은 마치 거미줄처럼 주고받게 됩니다. 이렇게 하는 사이에 서로 간의 경계는 허물어지고, 끈끈한 인관관계가 형성되어 절친한 사이가 되기도 한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문제점도 분명히 존재하는데, 술잔을 돌리게 되면 자신의 주량을 넘어서 매우 많은 술을 무익하게 마시게 되기도 하고, 취한 사람이 주사를 부리게 되어 결국 다툼이 생기게 됩니다. 이는 비경제적이며, 비합리적이라는 것입니다.
왜 반주를 할까?
반주란 사전적 의미로 밥을 먹을 때 함께 마시는 술을 의미합니다. 조선 후기 인물인 심노승은 식사 때마다 소주를 마셨는데, 오랫동안 위장에 노폐물이 쌓이는 ‘담증’이라는 질병이 있었는데 마신 이후부터는 소화가 잘 되었다고 합니다. 마찬가지로 영조는 혈액 순환이 좋지 않아 식욕이 떨어지는 ‘염식’증상이 약간 있었는데, 윤순이 그럴 때는 술을 조금 먹으면 속이 편해진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김흥경도 주량만 된다면 반주가 위장을 편안하게 해 준다고 말했습니다. 이렇듯 조선시대의 반주용 술은 약의 반열에 들었고, 이로 인해 약주라는 말도 생겨났습니다.
현재는 우리나라 대표 음주인 소주는 찌개나 전골, 삼겹살이나 불고기 등이 어울리므로 밥집으로 갈 수 밖에 없고, 이렇게 반주를 하는 것이 자연스러워지게 됩니다. 식사할 때 식사 전에 술을 한두 잔을 마셔서 피로를 풀고 식욕을 돋우게 하려는 데 반주를 먹게 됩니다. 이러한 관습은 가정에서 술을 빚기 시작할 때부터 있었을 것으로 추측됩니다. 반주는 주전자에 담아 중탕하여 따뜻하게 데워서 특별한 격식 없이 술잔이나 주발 뚜껑에 따라 마십니다. 보통 술상은 술을 마신 뒤 만둣국·떡국·국수장국 등으로 식사를 하거나 밥과 술을 섞어가며 마시지만, 반주는 밥을 먹기 전에 술을 몇 잔 마시고 나서 밥을 먹습니다.